햇수로 치면야 제법 몇년이 흐른듯 싶다
가을로 접어드는 그런 날에
남원에서 정령치를 지나 성삼재를 휘감고 나즈막이 내려 멈춘곳이
곡성지역 압록유원지 근처 어느 자그만 횟집이었다
벼가 제법 살이 오르고 산잎새들은 화려한 분장을 준비하는
그런 고요한 계절의 길목에서
가 던길 멈추고 평상에 앉아
나에겐 낯익지 않았던 은어 한접시를 주문했었다..
전어맛이 오르면
은어맛도 최고라는 계절의 맛 소식이야 익히 알고 있었음이니
내어온 은어의 속살 하날 초장도 없이 한입물엇지
힘주어 씹으면 행여 맛이란 놈이 달아날까
살포시 입에 물고 오물오물 음미하는데...
캬아~~ 그 향이란..가히..어찌 표현할꼬...
한참이고 그 향의 여운을 뇌리에서 천방을 휘다니게 하고선...
다시 촌놈 본연의 입놀림으로 돌진..
깻잎 겉 잎새에 너댓점 얹고 마늘한쪽 얹어 싸먹기 시작..
게다가 입안 가득 휘돌리는 소주의 묘미란...^^*...
출장중이란 본분도 잠시 잊고 대낮에 소주 서너잔을 마셨으니...
이미 마신술,,어이하랴...
그렇게 잠시 강 건너편의 절경을 감상하다..
횟집 옆자락에 베시시 입벌림 무화과 한놈 따먹다가..
다시 17번이나 18번이냐를 고민하다 아직은 낭만스러움이 더 강한
국도 18번선을 따라 애말를 몰아대니...
오호라..18번 그놈도 드라이브로는 어느 명코스 못지 않더라...
.....
어느덧 우리 내결으로 다가온 초가을
올해 다시 그길을 달려볼 수 있을까?...
날 참맑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서울 촌놈 몇구절을 긁적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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