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같은 이야기

런던올림픽! 북한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성문정 2012. 7. 11. 13:02

북한의 하계스포츠 현주소

런던올림픽! 북한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월간 북한 2012. 7월호 기고글

 

  다시 올림픽의 시즌이다.

  올림픽은 여전히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스포츠축제이다. 세계 모든 나라는 이런 축제에서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국민들 또한 자국 선수들의 선전에 환호하고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미 언론에서는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몇 개 획득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관련 정보들을 양산해 내고 있으며,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태릉선수촌 격려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와 우리나라가 이러는 사이 우리의 반쪽 북한에서는 어떠할까?

  사실, 북한에서의 올림픽 출전의 역사도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오래됐고, 성적 또한 준수한 결과를 일궈내 왔다. 북한이 올림픽에 첫 출전한 것은 하계가 아닌 동계로 1964년 인스부르그 동계올림픽이다.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한필화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필화의 메달은 아시아인 최초의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 메달이며 아시아 여성 선수 최초의 동계 올림픽 메달이다. 한필화는 6.25전쟁중 월남한 남한의 오빠와 한필성과의 상봉 문제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북한의 선수이기도 하다. 그 후 북한은 1972년 뮌휀올림픽 사격에서 이호준이 금메달을 획득하였는데, 이는 1976년 몬트리올에서 양정모 선수가 첫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보다 앞선 기록이다.

  그 동안 북한이 올림픽에서 일궈낸 최고성적은 1992년 마르셀로나때 금5, 동 5개로 종합순위 16위가 최고다. 그 후 북한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계순희의 활약에 힘입어 금2, 은1, 동 2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등 성과를 이어갔으나 시드니, 아테네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에서 금2, 은1, 동3개로 비교적 선전했으나 자국의 안마당같이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형제국인 중국에서의 성적치고는 저조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2012년 런던올림픽에 11개종목에서 51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종목이 육상, 수영(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다이빙), 양궁, 복싱, 축구, 체조, 유도, 사격, 탁구, 역도, 레슬링, 권투, 등 11개 종목이었는데, 2012년 런던올림픽 경우도 그 와 유사한 여자축구, 역도, 마라톤, 레슬링, 탁구, 양궁, 사격, 유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다이빙 등 11개 종목이다.

  차이라면 체조가 출전하지 못한 대신 복싱이 출전한 것이다. 체조의 경우 그 동안 북한의 강세 종목이었지만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시 홍수정선수의 출생년도 조작이 문제가 되어 북한이 국제체조연맹으로부터 국제대회 참가 금지 2년 징계가 끝나지 않아서 올림픽 출전 쿼터를 획득하지 못한 결과이다.

  여자복싱은 2010년 세계 여자권투 선수권대회에서 윤금주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강세인 종목으로 런던올림픽에서도 기대가 되는 종목이기도 하나, 각종언론보도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여자 유도의 안금애, 여자 마라톤의 김금옥, 여자축구 등에 메달획득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레슬링의 양경일과 한금옥선수도 최근의 국제대회실적을 보면 메달 획득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떻게 선수들을 양성하고 있을까? 사실 북한이라해서 선수양성시스템이 특별난 것이 아니다. 우리와 비슷하고 세계 각국의 수준과도 비슷하다.

  학생선수 양성체계가 형성되어 있고 이들이 졸업하면 실업팀과 같은 일반선수단에서 훈련을 받는다. 다만 차이가 난다면 북한에서의 일반선수들은 우리나라처럼 기업체가 아니라 군인이나 경찰, 공무원 신분으로 선수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의 선수를 발굴 육성하는 체제로는 체육소조, 청소년 과외체육학교, 체육학원, 고등체육학교, 체육대학 그리고 체육선수단(이하 체육단) 등이 있다. 체육소조는 운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운동부 형태를 띠고 있는데, 운동은 방과 후 매일 2~3시간 이상 1주일에 6일간 학교별로 지정된 학교체육소조 활동에 참석 한다.

  청소년 과외체육학교(체육구락부)는 정규체육기관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과외 체육활동의 중심으로서 각 지역에 위치한 체육관이나 학생회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전문지도자에 의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 일종의 스포츠클럽의 형태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올림픽 유도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계순희 선수도 과외체육학교 출신이다.

  체육학원은 체육영재를 위해 각 시도에서 운영하고 있데 소학교 학생 가운데 체육에 소질이 있는 어린이를 선발하여 우수 체육선수로 양성하는 등 국가대표 후보선수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고등체육전문학교는 국가대표선수 선발 및 체육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연간 300인 훈련계획을 세워 월별, 분기별로 체력과 기능을 평가하여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유급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북한의 학생선수는 정상적인 체육을 반드시 받고 방과 후 학교 체육소조 활동에 참여하거나 과외체육학교에서 종목별 특별 훈련에 참가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운동선수로 활약하다 기능이 부족하거나 부상 등의 이유로 운동을 포기한 선수에게 체육교원이나 체육지도자로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생선수는 학교 졸업 후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국가 대표선수로 선발되어 훈련을 받거나 국가종합체육단(평양)과 각 시, 도 단위에서 운영하는 체육선수단에 입단하여 선수생활을 하며 경기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군대에 입대한다.

  체육단은 직업적인 체육인 양성과 훈련을 위해 조직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실업팀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최고 수준의 우수선수를 배속시켜 전문체육기구로 운영하는 중앙단위의 체육단이 20여개가 운영되고 있고, 기타 각 도에 구성된 선수단을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약 40여개에 이른다.

  이처럼 선수양성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는 북한에서는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되면 최소한 체육명수에 해당되어 일반 노동자의 월급보다 많이 받으며 생활보조비 명복의 부식비와 소속팀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것 외에 훈련수당을 받으므로 생활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기록 갱신자, 올림픽이나 아시아 경기대회, 그리고 기타 중요 국제대회에서 3위 이내 입상한 선수에게는 체육인의 최고 영예인 인민체육인과 공훈체육인, 체육명수 등의 칭호를 수여하고 연금을 지급하는 등 우수선수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선수양성 및 대우제도는 북한의 어려운 경제난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준수한 성적을 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음은 두말한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난의 심화탓인지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경제력은 한 나라를 평가하는 척도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이다. 국력의 각축장이 되어버린지 오래인 스포츠에서도 경제력은 자국의 경기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척도가 된다. 북한이 최근 몸으로 뛰는 것 이외에 다른 종목에서 특별한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은 경제력이 이를 뒤를 받치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스포츠는 항상 예상대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도 그것에 매력이 있는 것이 스포츠이다. 경제력의 위기로 북한의 현재 경기력으로 1992년 마르셀로나와 같은 화려한 성적을 거양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우리 남한 선수들에 대한 응원에 더하여 북한 선수들의 멋진 경기력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그런 런던올림픽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