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사람들은
명절리라도 다가오면 늘상으로 하는 고민이 있다
고향도 가야하고 처가도 가야하고 애들 학원조정도 걱정이고..
게다가 이번엔 무얼 사가야 하고 어떻게 가야 하는 등등..
특히 나의 아내 애들의 엄마..뉘댁의 며느리라면 더 더욱 그렇다
그런 고민속에서 누구의 딸래미로의 존재는 잊어버리라고 세상은 강제하지 않나 싶다.
자기 부모 찾아가고픈건 다 같은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 이번엔 본가하고 처가를 모두 돌기로 했다. 자그마치 1300km 가 넘는 긴 여정이긴 했지만..
그런 여정에 반드시 찾아가는 나만의 맛여행을 기약하며 먼저 차를 몰아 김해로 향했다.
금요일 늦은 오후에 떠난 터라 밤 늦게 도착했지만 처제내를 불러 술 몇잔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옆지기에게 딸래미로서의 도리를 가지게 해본다
이튼날 다시 차를 몰아 목포로 향했다
이미 목포엔 친구놈을 붙잡아 논 터라 친구집에서 일박하고 고향에 들어갈 참이었다.
목포로 가는 길에 잠시 보서에 들러 1박2일에서 나왔던 장터며
벌교읍 사무소 근처의 꼬막정식집을 들어갔으나..흠..정식은 값에 비해 맛은 좀 떨어지더라
조개 회부침으로 치면 섬진강의 재첩회와 부안의 바지락회초무침보단 깊이가 약하다 싶더라..
그러 저런 여유속에서 벌교 보성을 지나 장흥, 강진을 지나니 헉...새카맣게 부딪히는 그 폭설이란...
휴우~~긴장 만빵..여기 저기서 부딪히고 깜빡거리는 돌발사태들....
평소엔 전라도에 눈이 많이와 그런 정도의 눈길은 괜찮을 듯 싶더만 모두가 엉금엉금..
그렇게 엉금엉금으로 시간을 잡아먹고 영산강의 포근함을 가슴으로 안으며 친구집에 들렀더라
한겨울엔 이것 저것 다 제외하고 그래도 맛나는게 자연산 숭어인지라
그놈 몇마리 회떠다가 맛나게 몇잔하고 친구랑 근처 술집으로 나갔더만..
우와..폼은 단란주점인데 파는 건 빠 형식..
말 그대로 단란주점의 고급스러운 룸과 빠의 매너가 합쳐진 그런 퓨전술집으로 들어갔더라
노랜 맘대로 부르고 술은 빠 수준에..도우민 없고 빠텐더 아가씨가 술 몇잔 권해주고 노래 몇곡 불러주는..
그런 쾌적한 분위기에서 편하게 한잔하는것이 참 좋더라..
그렇게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엔 목포를 떠나 해제를 거쳐 집에 가는길에 해제장을 들러
아들놈이 해먹고 싶다던 숭어 바베큐와 소라구이를 위해 그렇게 몇가지를 사서
다시 임자로 향했더라
휴가철 말고 설명절로는 오랜만에 가본 고향이 참 편안하더라
찬바람이불고 눈말이 날리는 그런날씨라 첫날은 집에서 쉬는데
허~~ 참.. 친구녀석들이 사냥으로 날아가는 00을 잡았다고 불러내더만..
싱싱한 그 놈의 생고기가 왜그리 부드럽던지.
태어나서 첨으로 먹어본 그 놈의 입맛이란..쩝..지금도..생각만..
시골 친구들의 덕분에 참 귀한 음식 대접받고..그렇게 마신 술이....ㅎㅎㅎ
설날엔 사촌 동생이랑 조카들 앞장세워 셩묘에 다녀오고
오후엔 아들이 바라는 숭어와 소라구이를 비롯해 흑돼지고기 바베큐로 한상을 챙겨먹으니..
숭어의 담백함과 소라의 짭쪼름함의 우걱스러움, 그리고 흑돼지살의 풍요로움...^^*..
게다가 또 쉬이 잊지못 할 맛하나 더...
서해안의 갯펄에서 나는 커다란 맛조개와 어리굴을 씻어 배와 무우 썰어 넣고 만든 초무침이란...
고향의 설날 풍경은 그럻게 그렇게 온갖 맛으로 풍요롭더라
그렇게 서울에서 김해거처 목포를 돌아 임자에서 다시 서울로 오는 1300km의 길은
내 여행리스트에 또 하나의 여유로움의 길로 기록하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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