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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나드는 소프트파워 : 스포츠외교

성문정 2019. 2. 12. 15:19

국경을 넘나드는 소프트파워 : 스포츠외교

성 문 정

 

국제스포츠교류, 스포츠도 외교다

온 국민이 아시는 바와 같이 남과 북은 지난 4.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 하였습니다.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2010년 천안함 사건, 김정은 집권이후 연이어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교류중단을 넘어 한반도 전쟁 직전가지 갔던 남북관계가 전쟁없는 평화모드로 한순간에 뒤바꾼 전세계가 환영하고 지지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간의 남북긴장 및 경색국면을 평화와 화해분위기로 변화시킨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누가 뭐라 해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대회 및 페럴림픽 대회기간에 이루어진 스포츠를 통한 남북간의 접촉과 왕래였을 것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기간 동안 북한은 김여정 특사를 비롯하여 선수단, 응원단, 예술공연단을 포함하여 총 400여명 이상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민족의 경사라고 칭한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의 성공을 위해 파견하였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로 인해 선수단의 신변보호와 안전문제로 불참 가능성까지 타진하던 여러 국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대회는 역대 가장 성공한 대회이자, 가장 안전한 대회였다는 평가를 얻고 종료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많은 학자들이나 올림픽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이 다시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구현이라는 올림픽의 기본 가치를 재현했다고 열광했습니다.

이처럼 2008년 이후 그 어떠한 외교 수단도 풀지 못하고 꽁꽁 얼게만 했던 남북관계를 봄날에 눈 녹듯 한숨에 녹이고 평화를 부른 유일한 수단이 바로 스포츠였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한 스포츠의 외교적 수단들..

이번 남북 관계의 사례에서 처럼 스포츠는 세계평화를 위해 다양한 외교정책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몇가지 사례를 간략히 살펴보면,

먼저 올림픽 기간에는 모든 나라가 전쟁을 중단해야하는 오래된 관습이 있습니다.

이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내려온 올림픽 유산(Olympic Legacy)’으로서의 국제적 전통으로 올림픽게임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평화의 성전(Sacred Heaven of Peace)’이 선포되어졌으며 경기가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전쟁 중이라도 모든 국가들은 정전을 선포해야만 했습니다.

, 올림픽 유산의 뿌리를 인류 평화라는 틀 안에서 살펴볼 때 고대 그리스시대에도 올림픽게임은 평화유지를 위해 올림픽 정전’(Olympic Truce)을 구현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호 적대 국가였던 미국과 중국 사이를 핑퐁외교라고 불리는 탁구를 통해 양국간의 긴장완화를 이루어낸 일화 또한 유명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양국간 냉전이 강했던 지난 1971년 미국 대표선수가 우연한 실수로 중국대표팀 버스에 탑승하면서 중국 선수들로부터 열열한 환영을 받고, 이를 계기로 시작된 양국 선수간의 우애는 미국대표팀의 중국 방문과 닉슨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이어져 양국간 외교 정상화의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오늘날 가장 많이 알려진 스포츠외교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스포츠를 통한 국제외교사에는 세계 1차 대전 당시 스포츠가 전쟁과 전투를 멈추게 한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라는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세계 1차 대전 중인 1914년 독일과 영국은 크리스마스까지 약 75만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크리스마스 날 양국가의 병사들은 교전중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군인들이 참가하는 친선 축구경기를 하며 전쟁에 대한 아픔을 잠시나마 잊게 하였습니다. 비록 잠시였지만 축구가 전쟁중인 적대적인 관계를 평화와 화합의 관계로 바꿔 놓았다.

스포츠를 통한 평화 증진 사례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남과 북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대회에서 올림픽대회 역사상 최초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을 하였습니다. 이날의 남북선수단 공동입장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 냈으며, 전 세계 언론의 주요 이슈가 되었습니다.

, 공동입장만으로 남북분단의 아픔은 잊혀 지고 하나의 한반도만 존재한 현상을 구현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스포츠는 국가간 긴장을 완화시키고 세계평화를 구현하는 가장 중요한 국제평화외교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포츠외교와 대한민국

소련의 와해에 따라 동서냉전으로 상징되던 국제적 냉전체제가 끝나고 국가간의 관계는 무력으로 대변되는 아닌 하드파워의 경쟁시대도 끝났습니다. 이제는 군사력이 아닌 문화가 예술이 스포츠가 경쟁이 소프트파워 경쟁시대에 진입해 있습니다.

소위 국경을 넘나드는 소프트파워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소프트파워시대에서 한 나라의 경쟁력을 가장 발 보여주는 것이 국제 스포츠대회에서의 우수한 성적과 이를 잘 조직할 수 있는 스포츠외교입니다.

국제대회에서의 우수한 경기력은 국가의 안정적 지원과 선수와 지도자, 첨단 스포츠과학의 유기적 연계에 의한 부단한 노력에 의해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포츠외교는 국력이 강하고 선수의 경기력이 우수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획득한다고 해서 거저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스포츠외교는 복잡 미묘하게 얽히고 설킨 국제스포츠계의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형성되어 태동하고, 성장하고, 이어지고, 주고받는 우정과 우애와 의리가 끈끈한 연결고리처럼 연쇄작용을 일으켜 상호간에 진화·발전하는 살아 움직이며 반응하는 유기체와도 같습니다.

그 바탕에는 강력한 국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국제외교에서 스포츠의 역할은 국력의 척도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도 합니다.

과거 우리는 3년간에 걸친 민족상잔의 전쟁으로 전 국토가 황폐화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후 전 국민이 똘돌뭉쳐 일어나 경제를 부흥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그 민족의 저력을 만천하에 알리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도 스포츠외교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올림픽 유치전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던 나라 수는 고작 60 여 개국에 불과하였으나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에는 160여 개국으로 늘어났고, 대한민국은 서울올림픽개최와 더불어 한국전쟁 이후 단절되었던 공산권과의 무역거래 및 외교관계가 급속도로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스포츠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발전에 촉매제역할 한 것을 역사적으로 증명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스포츠와 함께 한반도 신평화의 시대를

평창올림픽대회가 탄생시킨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났습니다. 남북간의 각종 화해조치가 추진중입니다. 전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북미간의 정상회담도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우리 삶의 터전인 한반도에는 반세기가 넘도록 이어져오던 민족상잔의 휴전은 종식되고 종전과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려 합니다. 2018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단일팀의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2019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00회 전국체전에는 북한팀의 초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엄청난 일들을 스포츠가 매개체가 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그렇게 총칼을 맞대고 싸웠던 분단의 국경, 원수국가로 칭하던 분노의 가슴 마져도 녹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국경을 넘나드는 소프트파워, 스포츠와 함께 한반도 신평화의 시대를 기대해봅니다.